아무리 좋은 에이전시와 큰 예산을 들인다 해도 실제로 활용하지 않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종이 뭉치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위기관리 매뉴얼을 전시용이나 사무실 책상 밑을 괴는 데 쓰지 않으려면 정기적인 훈련과 실습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전시가 흔치 않은 것이 현실이기에 홍보팀과 경영진은 매뉴얼을 통한 위기관리라는 것이 실제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합니다.

보통 가정에서 전자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제품 사용 매뉴얼을 구매 초기에만 들여다 보게 됩니다. 그것이 PDP TV든, MP3든, 실제로 제품 사용법을 익히게 되는 시간의 비중은 제품을 손에 쥐고 직접 써 볼 때가 가장 큽니다. 위기도 동일합니다. 많은 실무자들은 "최첨단 음성인식 지상파 DMB 내비게이션"을 기대하고 매뉴얼을 구축하지만, 모든 위기관리 매뉴얼은 "나침반"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나침반의 기능을 공부하고, 실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실무자들이지, 위기관리 매뉴얼이 내 대신 알아서 의사결정을 해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매뉴얼만으로 철저한 위기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에이전시는 신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매뉴얼만 갖고 100% 관리 가능한 위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뉴얼만 잘 구축할 수 있는 에이전시에게 우리 조직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맡기는 것도 피해야 할 일입니다. 수많은 위기 코칭 및 트레이닝 경험과 같은 실무적인 기반 없이 만들어진 시스템과 매뉴얼은 그저 신기루를 보여주는 만화경 같은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전문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아 나침반을 마련한 뒤에는, 나침반을 활용해 최대한 빨리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을 먼저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뒤에는 조직의 나머지 구성원들이 해당 의사결정에 따라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위기에 대한 오너쉽과 자기 자신의 R&R(Roles & Responsibilities)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만 가능해집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실제 상황과 맞닥뜨리는 방법 밖에 없는데,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억지로 위기를 일으킬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예전의 위기 상황을 갖고 케이스 스터디를 하거나 내부에서 간단한 워크샵을 하는 것도 위기 의식(Urgency)이 결여된 환경에서 모든 행위가 행해지기 때문에 실제 상황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입니다. 최근 고발 프로그램이나 블로그 저널리즘이 각광을 받으면서 위기의 진원지가 다양해지고, 위기 발생 및 확산 과정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에 힘입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한 기업 및 조직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위기관리 관련 자체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외 46개 기업 중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반 이상이 정기적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클라이언트와 위기관리 매뉴얼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전제로 하지 않는 위기관리 시스템 개발은 "면허 없는 사람이 자동차를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클라이언트들도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유일의 위기관리 전문 에이전시인 저희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 제공하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형태{워룸(War Room) 시뮬레이션과 필드(Field) 시뮬레이션}로 나뉩니다.

워룸 시뮬레이션은 워룸이라는 가상 공간을 설정해 놓고 특정한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는 가정 아래, 실제 위기관리팀이 투입되어 그 공간 안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위기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체험해 보는 것입니다. 워룸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팀 및 담당 실무자 모두가 위기 상황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오너쉽을 다지고, 서로의 R&R을 확인, 정립할 수 있다는 장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외부 공중 대상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팀 내부의 여러 사람이 실행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필드 시뮬레이션에 비해 실제 위기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모든 담당자들이 다함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우가 거의 드물기 때문입니다. 또 가정된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참가자 모두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러 개의 위기 시나리오가 순차적으로 하달될 때마다 그로부터 받는 임팩트가 점점 감소하게 됩니다. 최종 위기 시나리오가 하달될 때는 위기 의식에 대한 역치가 상당히 높아져 있을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러한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필드 시뮬레이션입니다. 필드 시뮬레이션은 사전에 일절 고지 없이 모두가 일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 시나리오를 진행시킵니다. 훈련 받은 연기자, 컨설턴트, 카메라 촬영팀 등이 치밀하게 구성된 위기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본사 또는 공장을 급습하거나 접촉하게 되며 위기를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실무진을 위기 상황 속으로 끌어오게 됩니다. 실제 위기가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에 비하면 단면적인 자극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화 시뮬레이션 1회로도 해당 조직의 위기관리 수준과 시스템의 활용도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또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시스템 및 대응 수준의 평가가 가능합니다.        

가장 최근에 스트래티지샐러드가 진행한 필드 시뮬레이션으로는 Emergency Drill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불과 지난 주에 클라이언트의 조직을 대상으로 Emergency Drill을 진행했는데, 예전에 워룸 시뮬레이션을 함께 했던 곳이라 이번 Emergency Drill은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 많았습니다. 워룸 시뮬레이션이나 비상 소집을 실시하는 필드 시뮬레이션의 경우, 경영진 및 최고책임자들이 주축이 되는데, Emergency Drill의 경우에는 해당 시뮬레이션에 등장하는 위기 이슈를 담당하는 실무자만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더라도 진행 방식 특성상 보다 많은 숫자의 실무자들이 참여하게 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번 Emergency Drill이 남긴 가장 큰 메시지는 하나였습니다. 매뉴얼을 만들고, 매뉴얼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조직이 위기 환경을 체험해 보게 하는 것이 실질적인 위기관리 능력 개선 및 증대에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연습시간에 방망이를 휘두르고, 이론을 다 꿰뚫고 있다고 해도 실제 경기장에 나가면 실전 대처 능력이 떨어져 숨겨진 실력이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보다 많은 조직들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기관리의 '감'을 유지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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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Salad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부티크(Social Media Communication)에서 코치를 맡고 있습니다. 기업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일관된 메시지 전달을 통해 고객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윈-윈 관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저희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부티크에서는 차별화된 소셜 미디어 전략을 통해 기업이 고객과 더 가까이 소통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공유하고 기업 이미지를 증진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립니다.
2009/07/13 15:46 2009/07/13 15:46
Posted by 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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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mergency Drill을 진행하면서...

    2009/07/14 09:37
    삭제
    어젠 Emergency Drill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Field Simulation을 진행했습니다. 모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사전에 PR팀과 협의 후 기획한 Media Attack을 중심으로 가상의 위기상황 시나리오를 진행하였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시스템을 점검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행하면서 얻었던 "돌발적인 Media Attack의 대응"에 대한 insight를 정리하였습니다. 본사 사무실과 지방 공장, 두 곳을 Target으로...
  2. 동네 축구 vs 기업 위기 관리 시스템

    2009/07/14 09:38
    삭제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내와 바자회 참가 중 동네 축구를 재미있게 관전하며 느낀 insight를 정리하였습니다. 동네 축구 vs 기업 위기 관리 시스템 1. 한 두 명 제친다 싶으면 항상 뺏기면서도 공을 독점하길 좋아하는 개인기 중심의 사람이 있다. vs 대부분 기업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일부 팀장급 선수만 개인전을 펼친다. 위기 발생시 R&R(Role and Responsibilities)이 확실하게 정립 되어 있어야 하며 그에 따라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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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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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mie, nice and perfect post. Good jo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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