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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홀딩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확인이 완전하지 않은 위기 초기 국면에서, 침묵도 확정 발표도 아닌 중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보내는 최소한의 공식 메시지를 말합니다. 이때 발표하는 문서를 초기 입장문(Holding Statement)이라고 부릅니다.
세 가지가 뼈대입니다
초기 입장문에는 세 가지가 반드시 들어갑니다.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 현재 대응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확인되는 대로 알리겠다는 업데이트 약속입니다.
이 셋이면 충분합니다. 원인을 설명할 필요도, 책임 소재를 밝힐 필요도 없습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회사가 이 사안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위기를 인지한 뒤 한 시간 이내에 이 발화를 내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완성도보다 시점이 중요한 문서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과 다릅니다
위기 초기에 기업이 침묵하면 그 공백을 다른 사람들이 채웁니다. 목격자의 추측, 내부자의 전언, 경쟁 관계에 있는 쪽의 해석이 회사의 설명보다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 나중에 정확한 설명을 내놓아도 이미 형성된 서사를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피해야 할 것이 노코멘트입니다.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입니다.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자리를 뜨고 전화를 받지 않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자동 번역됩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표현은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확인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할 수 있고, 법적 검토가 진행 중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히는 것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초기 입장문을 내보냈다고 홀딩 커뮤니케이션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약속한 시점이 오거나 새로운 사실이 확인될 때마다 후속 발표를 이어 가야 합니다.
목적은 침묵 구간을 만들지 않는 데 있습니다. 첫 발표 이후 며칠간 아무 소식이 없으면, 회사가 숨기고 있다는 해석이 자리를 잡습니다. 확인된 것이 없다면 확인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라도 알려야 합니다.
홀딩이 실패하는 경우
첫째,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담는 경우입니다. 내일까지 결과를 알리겠다고 해 놓고 지키지 못하면 그 자체가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둘째,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슬쩍 담는 경우입니다. 원인을 짐작해 언급하거나 책임 범위를 미리 그으면, 나중에 사실이 달라졌을 때 번복해야 합니다.
셋째, 홀딩 상태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는 경우입니다. 확인 중이라는 말만 반복되면 회사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홀딩은 다음 발표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이지 머무는 자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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