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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위기 국면에서 기업의 판단을 돕고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설계하는 전문가입니다. 회사를 대신해 말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가 판단할 기준을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컨설턴트도 기업도 곤경에 빠집니다.
평시와 위기 시의 역할은 다릅니다
평시에 컨설턴트는 진단하고 설계하고 훈련시킵니다. 위기요소를 찾아내고, 대응 체계를 만들고, 경영진과 실무자를 훈련시킵니다. 위기관리의 성패는 이 시기의 작업에서 대부분 결정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역할이 바뀝니다. 이때는 정리하는 사람이 됩니다. 쏟아지는 정보 중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추정인지, 지금 결정해야 할 것과 나중에 결정해도 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이해관계자를 먼저 다뤄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내부 인력이 이 역할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위기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은 이해관계와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와 함께 일합니까
위기 국면에서 컨설턴트가 마주 앉는 상대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최고경영자와 위기관리위원회, 그리고 대변인과 홍보부문입니다.
위기의 중요한 결정은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내려집니다. 컨설턴트는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상황 판단과 선택지 정리를 돕습니다. 워룸이 열리면 그 안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함께 있게 됩니다.
대변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합니다. 무엇을 어떤 표현으로 말할지, 어떤 질문이 들어올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를 미리 준비합니다. 실제 언론 앞에 서는 사람은 회사의 대변인입니다.
홍보대행사, 법률 대리인과는 다릅니다
홍보대행사는 알리는 일을 합니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알릴 것인지, 무엇을 어디까지 알릴 것인지, 지금이 그 시점인지를 판단하는 일을 다룹니다. 방향이 정해진 뒤의 실행과, 방향을 정하는 판단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법률 대리인은 법적 유불리를 봅니다. 컨설턴트는 여론과 이해관계자를 봅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가 실제로 자주 있습니다. 법적으로 유리한 선택이 여론에서는 불리하게 작동하기도 하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축은 서로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위기 국면에서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어느 하나에 전부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세 판단을 나란히 놓고 무엇을 감당할지 스스로 정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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