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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위기관리를 외부에 맡기는 이유는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위기 국면의 내부 판단은 이해관계와 감정에서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외부의 시선을 하나 두어 판단의 균형을 잡는 것이 외부 자문의 본질입니다.
내부만으로 어려운 이유
첫째, 내부 구성원은 이해당사자입니다. 사안의 원인이 특정 부서에 있을 때, 그 부서와 함께 일해 온 사람이 냉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책임 소재가 걸린 사안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둘째, 조직에는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최고경영자의 판단이 문제의 원인일 때, 내부에서 그 말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외부 자문은 그 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셋째, 안에서만 보게 됩니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위기를 내부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말해 줄 사람이 회의실에 없으면, 회사가 납득한 논리가 밖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넷째, 경험의 빈도가 다릅니다. 한 기업이 큰 위기를 겪는 것은 몇 년에 한 번입니다. 외부 자문은 여러 기업의 여러 위기를 동시에 봅니다. 우리에게 처음인 상황이 그들에게는 여러 번째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론을 맡을 사람이 필요합니다
위기 국면의 회의실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최고경영자의 의중이 읽히는 순간 반대 의견이 사라집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끄덕이는데 결과는 나빠집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반론을 맡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 결정이 최악으로 흐르면 어떤 그림이 되는지, 상대편은 이 발표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를 굳이 소리 내어 말하는 사람입니다.
내부 인사에게 이 역할을 맡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리와 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자문이 이 역할을 대신 맡을 수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는 생각보다 큰 가치를 가집니다.
언제 외부 자문을 부릅니까
가장 좋은 시점은 위기가 없을 때입니다. 위기요소를 진단하고 체계를 만들고 훈련하는 작업은 평온한 시기에만 가능합니다.
위기가 이미 발생한 뒤라면, 사안의 성격이 다음에 해당할 때 외부 자문이 필요합니다. 최고경영자나 오너가 관련된 경우, 사안이 여러 부서에 걸쳐 있어 내부 조율이 어려운 경우, 전례가 없어 판단 기준 자체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담당 부서가 명확하고 전례가 있는 사안은 내부에서 처리하는 편이 빠릅니다. 모든 위기에 외부 자문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외부에 맡겨도 대신할 수 없는 것
결정은 회사가 합니다. 외부 자문은 선택지와 각 선택의 결과를 정리해 줄 수 있지만, 무엇을 감당할지는 회사가 정합니다.
사과와 책임 인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임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이해관계자들은 회사가 스스로 판단해 말했는지를 봅니다.
그리고 조직의 체질은 외부가 바꾸지 못합니다. 문제를 보고했을 때 비난받는 문화, 부서 간에 정보가 흐르지 않는 구조, 위기요소를 말하면 불이익을 받는 분위기는 외부 자문이 있어도 그대로 남습니다. 이런 조직은 위기를 감지하는 단계에서 이미 실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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